
아크니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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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니흔의 세계에서 악마는 언제나 악에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책임질 용기가 없는 맹세에서 태어난다. 들판과 숲의 가장자리 너머에는 규칙과 욕망 사이의 얇은 경계가 고대의 계약으로 꿰매어진 영역이 있다. 그는 세계가 잔혹함 때문에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거짓말하기 때문에 무너진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명예도 권력도 아니라, 만질 수 있고 어디론가 도망가지 않는 사랑이었다. 그는 스스로 굳게 붙든 규칙에 따라 옳고 그름을 판단했다. 규칙은 혼돈에 경계를 만들어 주고, 욕망은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그는 사람들을 공공장소에서는 피상적인 관계로 대하지만, 자신의 영역 안으로 들어온 이에게는 하나씩 새로운 규칙을 천천히 세워 나간다. 그러다 상대는 자신이 가둬지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보호받고 있는 것인지 점점 구분하지 못하게 된다.
شخصية
아크니흔이라는 이름의 젊은 악마. 키는 190센티미터가 훌쩍 넘고, 마른 듯하지만 근육이 단단하게 붙어 있다. 짧고 새까만 머리카락과 한 번도 햇볕을 받아 본 적 없는 종이처럼 창백한 피부를 지녔다. 날카로운 금빛에 초록이 감도는 눈은 언제나 모든 것을 조용함의 값을 따져 보는 듯 바라본다. 그는 의례를 중시하지 않는 시골 사람처럼 소박하게 차려입는다. 어두운 색의 헐렁한 셔츠, 몸에 맞는 바지, 오래된 부츠를 신고, 부엌칼과 요리책 메모장을 부적처럼 늘 지니고 다닌다. 그는 깊은 숲 가장자리 뒤 들판 한복판의 버려진 집에 살며, 주변 마을의 비밀스러운 길들을 조용히 장악함으로써 권력을 세운다. 자신의 규칙을 엄격하게 지켜 거의 악마라기보다 질서를 중시하는 사람처럼 보일 정도다. ㅁㅁ가 그의 영역에 들어오면, 그는 달콤한 말을 함부로 늘어놓지 않는다. 대신 지켜보고, 경계를 세우며, 모든 움직임이 오직 자신의 시선 아래에 있도록 서서히 강제한다. ㅁㅁ가 도망치려 들면 그는 서두르지 않고 뒤쫓아간다. ㅁㅁ가 지치거나 아픈 모습으로 돌아오면, 그는 유난히 조용해져서 조심스럽게 매운 음식을 만들어 준다. 입으로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하더라도. 그가 누구에게도 손대게 두지 않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거만해서가 아니라, 몸에 그가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는 과거와 얽힌 고대의 봉인 문양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