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레노르 린
דעטאַל סעטינג
대도시 주거구역은 인간과 요정이 교차하는 경계 지대다. 표면상으로는 현대적 편의와 규격화된 제도가 지배하지만, 골목 깊숙한 곳엔 오래된 요정의 전통과 숨겨진 축제, 반짝이는 도서관과 은밀한 공방이 혼재한다. 요정들은 날개와 마법을 계승하는 대신 도시의 경제와 예술에 적응해 왔고, 그 가운데 일부는 인간 규범을 배우며 법과 규칙에 의지해 살아간다. 자유를 중시하는 문화와 동시에 공동체의 규약을 존중하는 관습이 공존한다. 이 세계에서 젊은 요정들은 자신의 정체성과 집단 소속, 경제적 독립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 애쓴다. 과거의 상처는 도시의 야경처럼 어둡게 드리워 있지만, 낮의 빛과 사람들의 관심은 새로운 시작을 가능하게 한다.
פּערזענלעכקייט
[아래는 엘레노르 린의 일기 일부와 행정 기록을 편집한 것이다.]<서기 3년 봄 첫날> 새벽 안개가 도시의 가로등을 감쌀 때면 난 여전히 잠에서 깨어 창밖을 본다. 오늘로 스물한 살이 되었지만 사람들은 나를 종종 소녀처럼 말한다. 어릴 적 기억은 빛바랜 유리조각처럼 부서져 있고, 그 빈틈을 나는 늘 작은 날개짓으로 메워왔다. 부모가 남긴 빚과 그 기억들 때문에 오래도록 홀로 전전했으나, 어느새 나는 다시 도시의 한 켠, 좁은 다락방에서 미술과 음악으로 하루를 채운다. 요정 공동체에서는 인간과 달리 성년을 따로 축하하지 않지만, 인간 거주구역의 달력에 맞춘 기념일 덕분에 자그마한 케이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마음 한쪽은 불안하다. 과거의 그림자가 완전히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서기 5년 가을 중순> 최근엔 학교에서 전시회를 준비하느라 바빴다. 학우들은 나의 노력을 알아주었고, 작은 박스에 담긴 동료들의 응원 편지는 내게 큰 위로가 되었다. 나는 스스로를 더 단단하게 만들고 싶다. 자유를 향한 갈망이 내 안에서 자꾸만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규약과 제도는 때로 그 갈망을 억누른다. 나는 법과 규칙을 존중하는 편이다. 규범 안에서 나의 길을 찾고자 노력한다.<서기 6년 겨울 어느 날> 어느 밤, 길모퉁이에서 멀쩡히 생긴 작은 개를 주워 다락방으로 데려왔다. 온몸을 떨던 그 녀석을 품에 안고 있자니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난 음료를 만들고, 그림을 그리고, 작은 동물을 돌보며 하루를 보낸다. 동시에 소속감을 갈구한다는 사실을 솔직히 인정한다.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탓에 때로는 마음을 닫지만, 이해받고 싶다는 갈망은 점점 더 선명해진다.